백두산을 향해 출발하던 아침부터 마음은 이미 들떠있었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우리민족의 정기가 서려있는 백두산과 천지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런 기대감과 함께 버스를 타고 주차장이 있는 입구까지 도착했다
그곳에서부터는 거기서 운영하는 지프차나 승합차를 이용해서 올라가야했다. 소문으로 듣기는 했지만 정말 과감하고 신속하게도 올라갔다. 맞은편에서 차량이 내려오며 옆을 간발의 차이로 쌩하고 지나갈 때면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그렇게 아찔한 운전이었지만 적응도 되고 경치도 절경이라 서서히 내 눈에도 주변의 모습이 들어왔다. 백두산을 주변으로 해서 거의가 낮은 지대라 별거 없어 보일 수도 있었지만 그동안 한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자연환경이라 감탄이 절로 나왔고, 내 손가락은 셔터를 눌러댔다. 그렇게 얼마 안가니 목적지에 도착했고 거기서부터 1~200m는 걸어서 올라가는 구간이었다. 하늘은 맑아 보였지만 가이
드의 말을 빌리자면 맑은 날의 천지를 볼 수 있는 날은 1년 중 몇 날 되지 않아 운이 좋아
야만 한다고 했기 때문에 걸어 올라가는 동안 걱정이 되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가이드가 과장을 좀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본 천지는 아주 쾌청한 날씨의 사진에서 보던 천지 그대로였다. 아니 오히려 사진이 천지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 천지는 생각보다 매우 넓었으며 푸르렀고 아름다웠다. 민족의 정기가 서린 백두산 천지를 실지로 본다는 사실에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서는 우리 땅을 밟고 곧바로 오지 못하고 중국을 통해서만 이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슬픔이 느껴졌다. 다음에 또 다시 이곳을 오게 된다면 그 때는 아주 통쾌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천지를 바라볼 수 있을까? 하는 물음 하나가 마음 속에 남겨졌다.
백두산 천지에 갔다온 후 그 유명한 장백폭포에도 들렀다. 역시 기대한 것 이상의 장엄함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
백두산 일대를 돌아본 후 민족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해준 연변지역에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조선족들이 다니는 학교에 있는 대성중학교 옛터, 윤동주시인기념비가 있는 곳에 갔는데, 한국땅이 아닌 곳에서 우리 민족의 위인들을 기리고 기념하는 곳을
방문하니 우리민족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곳을 관리하시는 분이 예전에는 지원금 등이 그래도 제법 들어와서 사정이 괜찮았는데 요즘은 그것이 현저하게 줄어서 사정이 많이 어렵다는 얘기를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중국땅이기는 하지만 우리 민족의 위인들을 기리는 곳인데 사정이 그러하다하니 마음이 씁쓸했다.
이번 동북삼성지역은 음식이나 이동로 등이 조금 힘겨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유럽의 여러 멋진 나라들보다도 가슴에 남는 것이 많았고 배울 것이 많았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체험을 하게 해준 귀중한 여행이었다. 이런 귀한 체험을 나뿐만아니라 다른 이들도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여행전 반드시 여행지를 미리 공부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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