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담배 변천사
우리나라에서 해방 이후 지금까지 발매된 담배는 총 88종에 이르며, 현재 22종이 생산,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이후부터 그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담배를 피우며 살아왔는지 살펴본다.
◆ 전래부터 해방 전까지
우리나라에 처음 담배가 전래된 것은 임진왜란 후 광해군 시절. 담배의 전래초기에는 주로 담치료나, 충치예방등의 약용으로 쓰여오다가 그 전파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광해년 말에 이르러서는 사회 각계각층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애용하여 흡연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해방 전에는 대게 잎을 그대로 말아서 피거나, 잘게 부셔서 곰방대에 넣고 폈다.
그러다 일제시대엔 `무라이`라는 일본 회사가 독점해서 담배를 팔았는데, `무라이`가 한국에서 판매하던 `히로`라는 담배갑에 고종 황제의 초상화 카드를 넣은 것이 불경(不敬)이라고 하여 문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이나 영국 등의 서구열강들도 앞다투어 자기네 담배를 내놓으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고 한다.
당시 인기 있었던 담배들의 이름을 보면 "이글표 / 칼표담배 / 해태 / 뽀삐 / 피죤" 등으로 외래어가 많았고, `참외` `단풍` `20세기`라는 담배도 있었다.
◆ 해방 이후부터 1960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산된 담배는 민족해방을 기념해 45년 9월 우리 기술로 제조된 `승리(Victory)`(3원)였으며, 이어 46년 1월부터 발매되던 `백두산(8원)`은 한국 전쟁 중 포장지를 인쇄하지 못해 낱개비로 공급되기도 했다. 48년에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기념담배인 `계명`이 발매되었다.
49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군용 담배인 `화랑`(10원)이 발매되었으며 그 후로 32년간 판매되는 최장수 담배로 기록을 세웠다.
51년에는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을 재건하고자 `전방은 진격, 후방은 건설`이라는 구호 아래 `건설`이라는 담배가 발매되었다.
담배의 품질이 고급화하기 시작한 것은 58년 국내 최초의 필터담배인 `아리랑`(200원)이 나오면서부터. `아리랑`은 18년 동안 최고급 담배로 사랑을 받아왔으며, 7번이나 포장디자인을 바꾸면서 생산돼왔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난 84년 리바이벌된 담배 이름이기도 하다.
◆ 1960년대
6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박하담배인 `금관`(250원)이 발매되었다. 삼국시대 신라유물인 금관총의 금관에서 따온 이름인 `금관`은 여성흡연자에게 큰 인기를 끌어던 제품이다.
61년 7월에는 5.16혁명 후 당시 재건 의욕을 강조하는 뜻에서 `재건`(100원)이 발매되었고, 8월에는 최고급 담배이며 당시 최고회의의장이었던 고 박정희 대통령이 이름을 지은 `파고다`(300원)가 발매되었다.
65에는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동양에서 규모가 가장 크며, 우리나라 최초로 현대화된 신탄진 담배공장의 준공과 함께 `신탄진`(50원)이 발매되었는데, 발매 당시 애연가들로부터 최고의 담배로 호평을 받아 갑포장 의장만도 6차에 걸쳐 변경하였다.
66년,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개시년도로 `새마을`(10원) 발매. 새마을 운동의 기본이념인 근면·자조·협동의 기수를 드높혔던 때 이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담배이다. 당시 월남의 평화와 자유수호를 위하여 65년 비둘기 부대를 선두로 맹호, 청룡부대의 파월을 기념해 `이기고 돌아오라`라고 쓴 금색글씨가 쓰인 `자유종`이 나오기도 했다.
69년, 당시 인기상승으로 供부족 현상을 초래하여 한때 `귀하신 몸`이란 애칭까지 붙었던 `청자`(100원)가 나왔다. 당시 최고급 담배였던 `청자`를 구하지 못해 사람들은 안달이었다. 그러다 보니 담배가게 창구에 `금일분 청자 매진`이라는 문구가 나붙었고, 무교동의 한 다방에서는 아침부터 `청자`를 사기 위해 차를 마시는 사람들로 성시를 이루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고 한다.
◆ 1970년대
74년부터는 제품의 다양화를 기획하여 많은 종류의 담배들이 발매되었다. 이때 나온 담배들이 한산도(150원), 단오(100원), 개나리(80원), 환희(80원), 남대문(50원), 태양(200원), 거북선( 200원), 샘(100원), 명승(50원), 수정(150원), 학각연(10원), 하루방파이프담배(1,000원)이다.
78년 처음으로 탄소필터 담배 `은하수`와 복합필터 담배 `샘` 발매
◆ 1980년대
80년 4월, 선진국에서만 사용하는 팽화엽을 원료로 배합한 `솔`(450원)이 발매되었다. `솔` 은 국산담배 발매사상 단일제품으로는 최고의 시장점유율(86년도 63.2%)을 기록했으며, 해방 이후 한국인이 가장 많이 피운 담배 1위이다. 소나무의 기상을 우리 민족의 정서와 일치시키면서 누구에게나 친근감을 가지고 부르기 쉽도록 명명된 고급담배였다.
87년,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하고 올림픽 개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나타내는 담배인 `88`(600원)이 발매되었다.
88년에는 88패밀리 제품인 `88라이트`, `88골드`, `88멘솔`이 발매된다. |